




2011년 5월 7일 토요일에 방문한 모교.
쭉 뻗은 정갈한 진입로와 등나무꽃이 주렁주렁 매달린 벤치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친구들과 왜 학교는 우리가 졸업하고 나면 더 좋아지는 것이냐며 웃으면서 한탄을 했다.


고등학교 때,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카메라는 주로 내가 가지고 갔었는데 쉬는 시간, 점심 시간, 청소 시간을 가리지 않고 학교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인화를 해서 학교에 가져가면 친구들이 가지고 싶은 사진 뒤에 자신들의 이름을 적었고 나는 그걸 또 다시 사진관에 맡기고 찾아와서 나눠주는 일을 했다.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혼자 신나서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잘한 일이다 싶으면서도 잉여력 돋는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하여간 그렇게 찍은 사진들 중 몇 장을 추려서 서울로 가지고 왔다. 대학 1학년 때는 학교도, 타지생활도 영 적응을 못해서 그렇게 추려온 사진이 있는 앨범을 곧잘 뒤적거렸지만, 해가 갈수록 사진을 들춰보는 일이 줄었다. 그렇게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4월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훑어 봤는데 이 사진들이 눈에 딱 뜨였다. 꼭 10년 전의 내가 있는데 왠지 그냥 낯설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내가 나이를 먹고 있구나 하고 처음 실감했던 것은 스물 넷이었나, 10년 전이 더 이상 초등학생 어린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였다. 그런데 이제는 10년 전이라고 해도 고3이라니 마냥 어리던 시절을 한참 지나온 느낌이다.
고향에 내려 갔을 때 '다섯 자매'라면서 같이 놀던 친구들 중 두 명을 만났다. 두 번째 사진 제일 왼쪽에 있는 P양은 4월 마지막 주에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를 건너 들었는데 어버이날이 있으니 시댁이든 친정이든 방문 중일 거라 생각하고 연락을 안 했다. 중간에 있는 Y양은 5년만엔가 만났는데 결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세시간 남짓 만나는 중에 최소 다섯번은 했다. 그리고 제일 오른쪽에 있는 나는...결혼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했더니, Y양으로부터 넌 그럴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흐흐흣;


덧글
WG 2011/06/18 16:30 # 답글
찬찬히 보니 미묘하게 다른것 같기도 하고 같은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2,3,4번 사진의 철창을 보니 아닌것 같은데... 그 외의 사진은 놀랍도록 비슷해서.
그러고보면 저도 10년전.....이라도 대학교 졸업반-_-이었었군요.
joee 2011/06/18 22:14 #
이제 알쏭달쏭 하지 않으시죠?
결정적 단서는 김태희이고요.
WG 2011/06/18 22:40 #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