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y's view a day




2013.03.10.Sun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에이미'를 봤다. 볼까 말까 고민을 좀 하다가 마지막 날에 겨우. 처음으로 2층 1열에서 봤는데 걱정했던 것 보다 자리가 나쁘지는 않았다. 거리보다는 앞에 튀어 나와있는 조명 때문에 시야가 살짝 가리는 게 좀 불편했다.

지난 주 어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인생은 '증명투쟁'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내용의 꿈을 꾼 것도 아닌데 그냥 불현듯 눈을 뜨면서 저 단어의 조합이 떠올랐다. 내 선택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끊임없이 증명하는 것, 설령 틀린 것 같더라도 쉽게 수긍할 수 없는 것, 그리고 가능한 있는 힘껏 옳은 선택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이런 의미에서 삶은 나를 증명하는 투쟁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연극에서도 딸 에이미가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엄마에게 털어놓지 못한 이유는 엄마가 처음부터 반대했었고 자신의 불화를 알게 되면 엄마는 위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에 집중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견원지간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두 사람을 어떻게든 사이좋게 만들어보려고 노력했고, 자신의 불행은 숨기려고 했다. "엄마가 옳았어요" 이 한 마디는 절대 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르고 엄마와 남편 모두에게 커다란 상처가 생긴 후에야 둘은 그나마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데 역설적으로 가족 간의 화해는 어쩌면 죽을 때까지, 혹은 누가 죽지 않는 이상 다다르기 힘든 어떤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라서, 너무나 가까이 있기 때문에 더 속마음을 꽁꽁 숨기고 싸우듯이 나를 주장하게 되는 것이 가족 특히 부모 자식간의 관계인 것 같다.
연극 절정부에서 훌쩍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눈물이 나기보다는 아빠랑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웃기면서 동시에 다른 가족들도 저런 독설가-_- 구성원을 한 명쯤은 두는 걸까 싶어서 위로가 되었다.
가족이라는 주제 말고 연극/회화와 영화/미디어 이렇게 예술의 시대변화에 주목해서 봐도 흥미로웠다.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 앞에서 '연극은 죽었어요'라고 말하는 연극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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